인우는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으로, 가족으로 아버지와 어머니, 세 살 위 누나가 있다. 인우 아버지는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가정일에는 무관심하고 모든 것을 아내에게 맏긴다.
인우는 어릴때부터 아버지와 접촉이 거의 없었다. 어머니는 이러한 남편의 무관심한 행태에 진작 포기하고 오로지 두 아이가 잘 자라 주는 것만이 삶의 보람으로 여긴다.
인우 어머니는 표면상으로는 예의바르고 조용하지만 아이들의 훈육은 이지적이고 냉정하다. 어머니는 초등학교부터 인우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인우가 반에서 일등을 하는 것은 당연하며, 다음 목표로 학년전체에서 일등하기를 바라면서 밤늦은 시간까지 학원에 보냈다.
인우는 어머니 말을 그대로 따랐고 중2 때는 어머니가 목표로 한 성적도 달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우는 자기주장도 없고, 용기도 없으며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였다.
인우는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였다. 그 사이 누나는 의과대학에 합격하여 기숙사에 들어갔다. 이제 집안에는 인우와 어머니만 남았다.
고등하교 1학년 중간고사 성적은 좋지 않게 나왔다. 인우는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성적이 좋지 않게 나오자 무척 실망하였다.
그날 저녁 어머니는 간식을 가지고 인우 방에 갔다. 어머니는 인우를 격려하였다. “힘내라, 기말시험에는 좋은 성적을 내라”고 말했다.
인우는 갑자기 어머니가 들고 있던 쟁반을 빼앗아 던지면서 “너, 이젠 더 이상 내가 공부하라고 명령하지 마!”라고 소리를 질렀다. 아들의 돌변한 태도에 어머니는 방을 뛰쳐나와 넋을 잃고 거실에 앉아있었다.
그날부터 인우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였다. 어머니를 때리고 발로 찼다. 또한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머니에게 명령하고 즉시 실행하지 않으면 기물을 때려 부쉈다. 누나는 기숙사에 있고, 아버지는 그 나이게 그런 시기이니 기다리라고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조은경 외, 부모상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17, pp.104~105 참고)
‘무엇이 잘못된 걸까?’
상담을 하다보면 종종 안타까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아이는 총명하고 능력이 있는데도, 부모와 심한 갈등으로 학업은 거의 포기하고 아주 늦게 상담실을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의 심리검사결과를 보면 우울, 히스테리, 반사회적 성향 등에 정신증까지 겹쳐 있어 치료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정상적인 아이들도 사춘기가 되면 정신적으로 심한 갈등을 겪는다. 부모는 이러한 자녀의 마음을 잘 헤아리면서 양육을 해야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인우의 경우는 타율적인 공부, 어머니의 과도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좌절감,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따뜻한 인정과 공감 부족 등으로 이같은 최악의 사건이 발생하였다.
요즈음은 자녀가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이탈을 하여 부모 자신부터 상담을 받고자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도 있다.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힘이들면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자녀 뿐만아니라 부모상담도 받는 것을 적극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