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약 26명으로 OECD 국가중 1위이다.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한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어느 추운 겨울날, 한 남자가 포장마차에서 혼자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결혼 생활은 오래전에 파탄이 났고, 얼마 전에는 뇌수술까지 받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업마저 몇차례 실패로 돌아가자, 그에게는 더 이상 살고 싶은 의욕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소주 두 병을 비운 그 남자는 힘없이 한강으로 향했습니다.
한남대교에 이르러 난간 위로 올라가려던 순간, 누군가가 이런 말을 툭 던지며 지나갔습니다. “지금 뛰어내리면 얼어 죽어요. 강물도 시퍼렇고 언 곳도 있어요. 강에 빠져 죽으려면 기다렸다가 따뜻한 봄에 뛰어 내리세요.” 그 말을 들은 남자는 피식 웃었고, 난간에 걸친 다리를 슬그머니 내려 놓았습니다. 절박한 순간에 누군가가 던진 말이 남자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고, 봄을 기다리는 사이에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 심기일전하였습니다. ‘자살’을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된다는 말도 있지요. 이후 남자는 사업가로 재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정종진, 인지행동이야기, 한언, 2021, p.6)
심리상담을 하다보면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가지고 계시는 분도 있다. 이 경우 나는 먼저 자살예방서약서를 받아놓고 상담을 시작한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자살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중점을 두고 심리상담을 진행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자살하려는 주된 이유는 사회적 고립감, 경제적 궁핍 혹은 지나치게 경쟁적인 경제·사회환경 등에서 비롯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