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연 스님의 어머니의 꿈입니다.
“모친은 밝은 태양의 빛줄기가 배를 뚫고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이 꿈을 꾼 후, 임신이 되고 열 달 후에 일연이 태어납니다.
또 다른 기록에는
“해가 방 안에 들어와 배에 비치기 사흘 만에 잉태하였다.”고 되어있습니다.
1206년, 일연 스님(1206~1289)은 아버지 김언정과 이씨 성을 가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고향은 당시 경상도 경주의 속현이었던 장산군(경산)입니다. 햇빛을 본 태몽 때문에, 어릴 때 이름은 밝음을 보았다는 의미의 견명(見明)이었습니다.
일연은 1214년 지금의 광주지방인 해양 무량사에서 학문을 닦았으며, 1227년에는 승과에 응시하여 장원인 상상과에 급제합니다. 당대의 고승으로 승려의 최고 높은 직위인 국사의 지위에 오릅니다.
충렬왕은 ‘일연은 도와 덕이 높고 성대하여 사람들이 모두 우러르는 바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고운기 연세대 연구교수는 ‘밝은 해가 비치는 태몽 끝에 태어난 사람, 그러나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며 끝내 그 밝음과 어둠을 하나로 보려 했던 사람’이라고 평했습니다.
일연 스님이 살았던 13세기 고려는 고난과 어둠의 시기였습니다. 무신정권의 소용돌이와 몽골의 침입 및 지배로 얼룩졌고, 백성들의 삶은 처참하고 피폐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 살면서도 말년에 삼국유사를 집필합니다. 집필 연도는 1277년에서 1281년으로 추정됩니다.
삼국유사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서, 전 동국대학교 총장인 권상로는 ‘우리나라의 시조가 단군임을 전한 것이 이 책 밖에 또 어디에 있던가. <삼국유사>의 <고조선>조가 없었던들 단군에 관한 문헌적 신빙성이 있을 리 없고, 따라서 단군에 관한 학문적인 연구의 동기도 있을 수 없었을 것이며......’, ‘우리나라 상고사를 혼자 떠맡고 있는 문헌이라고 할 만도 하다.’고 평가합니다.
육당 최남선은 《삼국유사》를 다음과 같이 평가합니다. ‘우리의 고대사에 관한 신전이라 말할 수 있고, 예기가 되며, 신통지 내지 신화전설집이 될 수 있으며, 민속지와 사회지가 될 수 있고, ...... 신앙 특히 불교사의 재료가 될 수 있고, 일사집이 될 수 있다.’일사집이란 기록에 빠지거나 알려지지 않거나 해서 세상에 드러나지 아니한 사실을 의미합니다. 삼국유사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에서 빠져있거나 일부러 빼버린 많은 사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현대인들의 태몽에서 등장하는 태아의 원형상도 상당한 부분이 삼국유사에 기록된 신화나 설화 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삼국유사는 우리 민족 신화와 설화의 보물창고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