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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했던 대학생의 꿈을 활용한 심리치료
작성자
관리자1
등록일
2021.03.13 20:17
조회수
446

다음은 상담과정에서 자신의 심적인 고통을 좀처럼 밝히지 않았던 한 대학생이 꾼 꿈을 치료에 활용한 사례이다. 주인공 마이클(가명)은 대학교 2학년 학생이다. 그는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이 반복해서 꾸어왔던 악몽을 치료자에게 이야기 한다.

 

작은 동물이 내 침실에 살금살금 들어온다. 종종 그 동물은 개지만, 때로는 쥐나 다른 생물이다. 처음에 그것은 내 침실에 작은 그림자로 나타난다. 그 다음 그게 자꾸 커져서 온 방을 채운다. 마치 나를 공격할 것처럼 다가오기 시작한다. 나는 공포에 사로잡혀 온 힘을 다해 도망친다.’(스테이스 미카엘스(Stase Michaels), 최현배·김영경 옮김, , 학지사, 2007, pp.195)

 

마이클은 미국 중산층 가정의 다섯명의 아들중 막내이다. 가정은 유복했고 부모 형제들과도 화목했지만, 마이클은 이같은 악몽을 일주일에 3-5번 반복해서 꾼다. 그의 악몽은 9살 부터 시작되어 꿈을 꾸고 난후 공포에 휩사여 머리에 피가 날 정도로 벽을 들이받고 괴로워하곤 했다. 결국, 그의 부모는 마이클을 데리고 상담사를 찾아왔다. 상담자는 신중하게 마이클에게 접근하였고 대화를 통해서 그가 오랫동안 심리적으로 억압했던 사실들이 드러나게된다.

 

다음은 상담자가 수 차례에 걸쳐서 마이클과 상담한 내용을 내가 재구성한 것이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내담자가 상담 초기부터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은 경우는 드물다(국경복, 꿈 심리의 비밀, 2019, pp.355-358참조).

 

상담자: ‘9살 때 무슨 일이 있었어?’

마이클: ‘아뇨, 별다른 일이 없었어요.’

상담자: ‘예컨대 가족이 이사했든지, 아니면 학교를 옮겼다든지

마이클: ‘그런 일은 없었어요. <침묵> 그런데, 악몽을 계속 꾸니까 가끔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이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텐데 하는 상상은 했어요.’

상담자: ‘, 그렇군! 무척 힘이 들었을 거 같아. 그때 형제들과는 사이가 어땠어?’

마이클: ‘형들은 저를 계집에 같다고 놀렸어요. 제가 엄마를 도와 집안 장식을 하곤 했으니까요?’

상담자: ‘그래, 그런 소리를 들으면 속이 무척 상했겠네.’

마이클: ‘엄마가 형들을 낳고 저를 임신하자 딸일 거라고 확신했었데요. 그런데 또 아들이었고, 엄마는 아쉬웠었는지 틈만나면 이 이야기를 했어요. 형들은 덩달아서 그러니까 네가 계집에처럼 행동하는 거야라고 놀렸죠.’

상담자: ‘그렇게 놀리는 것은 남자로써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위협이 될 수도 있었을 거야. 그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잖아?’

마이클: ‘그래요. 나중에는 친구들까지 놀려서 참기가 힘들었어요. 그런데, 성장하면서 그러한 놀림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으니 더 이상 문제가 되지는 않았어요.’

상담자: ‘성숙한 태도를 가졌네, 좋아.’ ‘형들이 놀릴 때 어떤 식으로 했어?’

마이클: ‘집에 개가 있었는데, 형들은 개를 부추겨서 내 앞에서 으르렁거리도록 위협을 주곤 했죠. 무서웠죠. 개가 무척 싫었어요.’

상담자: ‘그래서 꿈속에서 개가 나타나서 공격하기도 하는군.’

마이클: <마음의 심한 동요를 느끼는 표정, 잠시침묵>

상담자: ‘악몽이 10년이상 계속되는 것을 보면 이 일 말고도 다른 일이 더 있었다고 생각해.’

마이클: <침묵>

상담자: ‘매번 비슷한 악몽을 꾸 잖아? 그때마다 얼마나 무섭겠어.’

마이클: <침묵> ‘선생님이 그렇게 얘기 하니까 무슨 일이 있었네요. 내가 어떻게 그걸 잊을 수가 있었지요?’

상담자: <마이클이 연상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편안한 표정으로 기다린다. 한참 후>

마이클: ‘9살 때 였어요. 음악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데 골목길에 들어섰어요. 낯선 아저씨가 내 팔을 잡아서 음침한 장소로 내려갔어요. 그리고는 내 몸을 만지고 애무하는 거예요. <갑자기 공포에 사로잡히고, 긴장된 목소리로> 저는 겁에 질려서 꼼짝도 못했어요. 엄청난 공포 속에서도 느슨한 틈을 타서 집을 향해서 도망쳤어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빨리 달렸어요. 폐에 통증이 왔어요. 그래도 달렸죠. 곧장 내 방으로 들어와 엄청 울었어요. 그날 밤과 그 이후 잠도 못자고 몇일간 공포에 떨었어요. 그 날 이후 아무에게도 이 일을 얘기하지 않았어요. 내가 왜 이 일을 기억하지 못했을까요?’

상담자: ‘힘들었을 텐데, 이야기 해주어 고마워.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거야. 이제 다 털어 놓았으니, 마음 편하게 가지고 함께 네가 받았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마이클의 꿈은 트라우마 꿈이다. 어린 그가 받은 감당하기 힘든 마음의 상처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억압(방어기제 중 하나)이 작동하여 기억을 하지 못하게 된다. 상담자는 마이클이 9살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게 돕고, 그의 어머니가 딸이기를 바랐다는 믿음, 계집애 같은 취향과 형와 친구들로부터 놀림, 마이클이 개를 두려워하는 경험을 기억해내게 하고 끝내는 낯선 성인 남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는 일까지 연상시킨다. 마이클은 기억의 재생을 통하여 자신의 억압되었던 과거 성추행 경험을 토로하게된다. 그는 상담을 통하여 마음을 정화하게 되고, 심리적 치유를 하게 된다.